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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리더의지름길

미드 <90210> 패션 따라잡기!

by MY STYLE 200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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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은 부유하고 방탕하고 한심하고 때론 가여운 10대가 나오는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도슨의 청춘일기>와 <디 오씨> <가십걸> 이후, 역사상 가장 성공한 90년대 드라마가 <90210>으로 다시 돌아왔다. 90년대를 <비벌리힐스의 아이들>과 함께 보내지 않았어도 상관없다. 지금부터 보면 된다.


(왼쪽부터) <비벌리힐스의 아이들> 스핀오프인 <90210>의 주인공 셰네 그라임스, 애널린 맥코드, 제시카 스트룹. 셰네 그라임스가 입은 톱은 디젤 블랙 골드, 진은 톱숍, 슈즈는 알렉산더 왕 for 마놀로 블라닉, 목걸이는 샤넬. 애널린 맥코드가 입은 드레스는 마이클 케일, 타이츠와 부츠는 샤넬. 제시카 스트룹이 입은 재킷은 3.1 필립 림, 드레스는 알렉산더 왕, 벨트는 프린 by 쏜튼 브레가찌, 보타이와 슈즈는 샤넬, 레깅스는 아메리칸 어패럴.


드라마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의 새로운 버전인 <90210>에서 실버 역을 맡은 제시카 스트룹이 스포츠카들을 지나 빨간 카펫을 밟고 웨스트 할리우드의 ‘블러버드3’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가면서 동료 출연자인 셰네 그라임스와 트리스탄 와일즈, 그리고 마이클 스테거에게 대사를 칠 때의 시각은, 거의 새벽 2시였다. 이 장면만 벌써 6번째다. 90명의 스태프는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스토리는 나오미 클락(애널린 맥코드 분)의 16번째 생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클럽 내부 장면은 내일 촬영할 예정이며 미국의 인디 팝 그룹 틸리 앤 더 월의 공연 모습이 담길 거다. 스트룹이 예쁜 엑스트라들 사이를 지나 웨이트리스에게서 샴페인 잔을 집어 든다(이미 앞서 5번이나 한 것처럼). 그런데 누군가 샴페인 잔을 쟁반에 딱 붙여놓았다. 그녀는 그것을 힘껏 잡아당긴다. 잠시 소동이 일어난다. “컷!” <가십걸>의 에피소드 몇 편을 찍은 감독 마크 피즈나스키가 모니터 뒤에서 일어나 머리 위로 팔을 흔들며 외친다. 배우들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고 카메라와 조명을 다시 세팅하고 재촬영을 한다.


“처음 새 드라마 얘기를 들었을 때 저의 반응은 ‘그래, 이젠 그럴 때가 되었어!’였어요”라고 토리 스펠링은 말한다. 그녀는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켈리 테일러의 절친한 친구 도나 마틴을 연기했다. <90210>에서 도나는 비벌리힐스에서 부티크를 운영하는 걸로 나온다. 켈리(제니 가스 분)도 상담교사 역으로 돌아온다. 섀넌 도허티가 연기한 브렌다까지 학교 연극 연출자로 컴백한다. “팬들은 오랫동안 업데이트된 버전을 원하면서도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스크린으로 돌아오길 바랐어요”라고 스펠링은 말을 이었다. “아버지도 자랑스러워하실 거예요. 아버지는 늘 <비벌리힐스의 아이들>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하셨어요.” 토리의 아버지는 여러분이 다 알고 있는 아론 스펠링으로,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을 추진한 총책임 프로듀서다. ‘90210’이라는 우편번호는 팝 문화에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겼고 이제 다시 한 번 그 모든 것이 재현되려 하고 있다. 


모든 것은 1990년 10월에 시작됐다. 당시 다른 3개 방송사에서 시청자를 빼앗아오고 싶어 한, 개국 4주년을 맞은 폭스(Fox)사는 젊은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을 선보였다. 그들은 그 전략이 도저히 뚫고 들어갈 수 없는 TV 독과점 체제를 깨부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 기존 방송사와 달리 폭스사와 그 억만장자 주인인 루퍼트 머독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다. 

황금시간대에 방송된 이 멜로 드라마에는 시청자의 다양한 구미를 만족시키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여섯 주인공은 각기 달랐다. 미네소타에서 막 이사온 전형적인 미국인인 브랜든(제이슨 프레슬리 분)과 뭔가 꿍꿍이가 많은 그의 쌍둥이 여동생 브렌다, 여왕벌 켈리, 제임스 딘이 되고 싶은 딜런(루크 페리 분), 너드 데이비드(브라이언 오스틴 그린 분), 그리고 철부지 공주 도나(토리 스펠링 분). <비벌리힐스의 아이들> 세계에서 어른인 짐과 신디 월시는 조용한, 존재감 없는 인물들이었다. 아이들의 아지트인 카페 ‘피치 피트’의 주인인 내트조차 상식적인 수준의 조언과 비알코올 음료만 제공한다.

1991년 <뉴욕 타임스>는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을 ‘90년대 젊은이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드라마’로 꼽았다. 1992년 미국 10대 여자 아이들 중 69%가 이 드라마를 보았다. 그리고 1994년에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은 18~34세 시청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였다. 2000년 2백96번째 에피소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을 때 <비벌리힐스의 아이들>은 새로운 장르, 즉 현대적인 10대 TV 드라마를 탄생시킨 드라마로 평가 받았다. 이후 이 장르는 브렌다가 봄 댄스 파티에서 딜런에게 처녀성을 잃었을 때부터 계속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건 완전히 새로운 세계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세계의 일부분입니다”라고 삭스는 말한다. 우리는 촬영 중간 잠시 쉬는 동안 세트장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클럽 밖에 있는 전망대로 자리를 옮겼다. “<프릭스 앤 긱스>에서는 우리가 고등학생 시절 여학생들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았어요. 지금은 자기 전화가 있어서 서로 문자를 주고받습니다. 그러니 직접 다가갈 필요가 없죠. 모든 것이 예전보다 빠릅니다. 성적으로도 깨어 있고요.” 그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가십걸>의 세레나가 코카인에 취해 약물 중독자와 섹스 비디오를 찍고 그가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 같은 도를 넘는 플롯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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